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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의 복, 복의 열매[나눔]

마당노리 2016. 1. 11. 23:02

전도사 시절 사역하던 교회에서는, 성도들이 송구영신예배 축복 안수기도를 받은 후 성구카드를 한 장씩 뽑아갔습니다. 당시만해도 예쁘게 인쇄해서 판매하던 곳이 별로 없었고 이런 것이 있다는 것조차 잘 모르던 때라, 부교역자들이 성경구절을 뽑아서 출력하고 코팅해서 잘라야만 했습니다. 첫 해 반응이 좋아서 매년하게 됐는데, 나중에는 선호하는 종류의 말씀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반응이 나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호하는 것은 주로 현세적 복이나 위로의 말씀이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열심, 헌신, 회개 등의 말씀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성구카드를 뽑는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성경의 맥락과 상관없이 좋아보이는 한 구절만 선택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 해 동안 자신에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남의 교회가 이렇다저렇다 할 형편은 안되고, 그냥 마당넓은교회에서는 안 하려고 합니다. 



성경에는 '복'이라고 번역된 단어가 여럿 있습니다. 성경의 복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전제된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복을 받아서 아들을 낳고 재산과 힘을 소유하게 됐습니다. 다윗이 복을 받고 목동에서 왕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바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면 우리도 부유하고 잘 될 것이라 기대하고, 반드시 복을 받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서 신앙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는 장면들을 보면,

개인에게 복을 주시든, 가정이나 지파, 민족에게 주시든, 대부분 '흐름'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복이 하나님의 인류 구원계획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류 구원계획을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시는데,

그 과정에서 개인이나 민족과 약속을 맺으시고, 그들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해 가십니다.

이 때 복은 하나님의 도구요 선물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계획은 알지 못하거나 관심도 없이 많은 이들이 눈에 보이는, 손에 잡히는 복만 바랍니다. 즉 하나님(혹은 하나님의 복)을 사유화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어떻든, 다른 민족은 어떻든, 나만 복받고 우리 가정만 복받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이런 욕망적이고 기복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볼 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가난과 고통 속으로 들어가서 사는 것은 전혀 복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1. 신약시대의 복_복음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리란 약속의 골자는 '땅과 자손'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가 되어 아버지의 나라를 상속받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천국)의 모습을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10

7.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이 왔다 하고

8.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

 

복음이 닿은 곳에서 병든 자가 낫고 죽은 자가 살아나는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나라, 천국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사역하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는 곧 다가올 시대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점령군 밑에서 고통받던 사람들이 해방군을 기다리는 마음이고, 구명조끼가 물을 흠뻑 먹어 가라앉아가는 사람들이 구조선을 기다리는 마음이었습니다. 정확한 때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 오고 있고 그 나라가 오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혹 그 시대가 자신의 죽음 이후라고 하다라도 기다렸습니다. 

그것은 이방인들 사이에서도 동일했습니다. 


골로새서 1장 

3. 우리는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 항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4.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게 품은 여러분의 사랑을, 우리가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5. 여러분의 믿음과 사랑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두신 소망에 근거합니다. 이 소망은, 여러분이 진리의 말씀 곧 복음을 받아들일 때에 이미 들은 것입니다.

6. 이 복음은 온 세상에 전해진 것과 같이 여러분에게 전해졌고, 여러분이 하나님의 은혜를 듣고서 참되게 깨달은 그 날부터, 여러분 가운데서와 같이, 온 세상에서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본문 5절을 보면, 이방인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 것은 복음을 받아들이면서부터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세상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 속에서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완성의 때,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하나님의 나라가 죽어서나 가는 곳이라 생각하고,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완전히 분리시켜 버리니 기대가 없습니다.  




2. 복음의 힘(능력)

복음이 닿은 곳에는 중요한 변화들이 생기게 되는데,


 6. 이 복음은 온 세상에 전해진 것과 같이 여러분에게 전해졌고여러분이 하나님의 은혜를 듣고서 참되게 깨달은 그 날부터여러분 가운데서와 같이온 세상에서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열매가 자라'게 됩니다. 


당시 다메섹, 안디옥, 고린도, 에베소.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였을 때, 동일하게 그들 속에 열매가 나타났습니다. 

이 열매는 전도를 많이하고 교회가 부흥하고 혹은 부자가 되는 종류의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도리어 그 열매들은 외형적이지 않고 내적이며 관계적이고, 본인들만 아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야고보서 3장 14~18절에는 두 종류의 열매에 대해 말씀합니다. 

여러분은 마음속에 고약한 시기심과 이기적인 야심을 품고 있으니 공연히 잘난 체하지 마십시오진리를 거슬러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이런 지혜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세속적이며 동물적이며 악마적인 것입니다시기심과 이기적인 야심이 있는 곳에는 분란과 온갖 더러운 행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내려오는 지혜는 첫째 순결하고 다음은 평화롭고 점잖고 고분고분하고 자비와 착한 행실로 가득 차 있으며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심어서 정의의 열매를 거두어들입니다.


단적인 두 개의 지혜와 두 개의 열매를 비교해서 말씀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열매는 이익을 위해 악을 쫓고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심고 정의의 열매를 거두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복은, 성령이 그 삶에 열매를 맺어주는 것일 것입니다. 성령 하나님이 맺어주시는 열매는, 사람의 노력으로 맺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교회는 구조선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구조선은 호화유람선이길 원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고 열심히 신앙생활하면 자신의 삶이 풍요롭게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삶은 도리어 구명보트 정도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구조 받아서 보트 위에 올라, 이제 자신이 살았으니 다른 사람을 태우기 위해 애쓰는, 정원수 초과된 구명보트 같은 삶일 수도 있습니다. 

더 심하면 구명조끼 입은 채 둥둥 떠있는 정도의 삶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 끌어 당겨서, 정신 잃지 말자고, 기운을 내자고, 곧 배가 올 거라며 버둥대는 삶.


무엇인들 어떻습니까. 하나님 안에 있으니 모두 복된 삶입니다. 

특히 그런 소망을 가지며,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삶.

그것이 복음의 힘이며 복음의 열매일 것입니다.


마당넓은교회는 비록 구명보트나 구명조끼 정도의 삶이어도 기쁨으로 복음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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