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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본문
지난 감기는 여러모로 가혹한 결과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코밑이 헐고 아프던 증상들은 이제 사라졌지만 예상치 못한 것이 여전히 남았습니다. '부피'입니다. 아프다는 이유로 설 연휴 이후 별로 움직이지 않았더니 부피가 늘었습니다. 아주 먹는대로 살이 됐나봅니다. 무게를 재기가 두려워 차마 체중계 위에 올라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몸의 반응들은 무게 따위 재지 않아도 명확하게 불었음을 얘기해줍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밤에 잠을 자기가 힘듭니다. 허리가 아파서입니다. 벌서 퇴행성이 온 건가, 디스크 협착인가 혼자 추측과 진단을 합니다. 그래도 감사한 건 모로 누워서 자면 아프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거대한 살집의 몸뚱아리를 고생시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좀 걸었습니다. 화정 1단지에서 주교동 집까지 오는 길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지 몰라 대충 40분 정도로 예상을 했습니다. 45분짜리 팟캐스트를 들으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추웠어요.
간 밤까지 눈발 섞인 비가 내리더니 다시 추워졌습니다. 꽃샘추위라고 하네요. 이 추위가 지나가면 꽃이 피겠죠? 아파트 그늘에 가려 더 앙상하게 보이는 나무들을 보면서 봄을 생각해 봅니다. 이 나무들도 곧 꽃을 피워대겠죠. 겨울이 지난 후에도 불어대는 칼바람이지만, 곧 봄이 온다니 그리 견디기 힘든 것만은 아닙니다.
천국도 이런 것이겠죠.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천국, 이미 우리가 들어가 있는 천국이지만 살아가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마치 봄에 부는 겨울 바람 같습니다. 하지만 아빠 하나님께서 완전한 행복을 곧 주신다니 그나마 견딜만 한 것 같습니다.
한 40분은 걸릴 줄 알았던 길이 25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빨리 걸었던 건지. 운동을 조금 더 해도 좋았을 것 같고,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 않아서도 좋습니다. 그래도 빨리 살이 좀 빠져서 허리가 안 아프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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