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claim liberty

러빙핸즈 본문

일상

러빙핸즈

마당노리 2016. 2. 19. 18:38

제 목회의 지향점이랄까요, 제 삶의 방향성이랄까요. 그것의 큰 축은 변혁사역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노아에게 주셨던 문화명령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셨던 지상명령은 '변혁'이라는 단어로 통합된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으로써의 변혁, 복음으로써의 회복, 예수 안에서의 통일은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그 사역들은 교회에 맡겨진 것이죠. 마당넓은교회의 지향성 중의 하나 역시 그런 연유에서 세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나들목교회에서 평신도로 섬기던 중 세이비어교회에 대해서 알게 됐었습니다. 200명 남짓의 공동체가 지역과 사회, 사람에 미치는 영향력을 듣고 난 후 저 역시 동일한 비전을 갖게 됐었죠. 교회의 복음사역은 영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신체와 정서와 환경 모든 영역에 걸쳐 일어나야 한다는 것에 동감하게 됐습니다. 대학 때 선배들로부터 기독교세계관을 배우게 된 이후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던 터였습니다. 그러다 정신분석학-상황과 개인적 한계로 매우 짧게 맛만 보고 그만뒀습니다만-을 공부하면서 그 생각들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나들목교회에서 맛봤던 경험들이 중요한 자산이 되긴 했지만, 마당넓은교회의 변혁사역체험을 위한 첫 회의를 한 후 많은 고민이 됐었습니다. 함께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우선 제가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SNS에서 알게 된 '러빙핸즈 '라는 단체를 알게 됐습니다. 러빙핸즈는 청소년과 1:1로 멘토와 멘티를 묶어주는 사역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역을 하는 곳이 우리나라에도 꽤 많다고 하는데, 러빙핸즈는 한 번 시작하고 나면 10년!!을 해야 한답니다. 기간이 저처럼 끈기 없는 사람의 기를 죽이긴 하지만,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면 정말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러빙핸즈는 '초록리본도서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대입구에 있더군요. 원피스 만화책도 있고 개인과 단체가 기증한 책들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멘토가 멘티를 찾아갔었는데 시간이 엇갈려 허탕칠 때도 많았다는군요. 그러다 도서관이 생긴 후부터는 청소년들도 기다리기 편하고 어른들도 책 보기에 좋아서 매우 효과적인 공간이 됐다고 합니다.



박현홍 대표님은 이 사역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나 됐다고 하네요. 매우 소탈하시고 합리적인 분이셨습니다. 크리스천이신데, 러빙핸즈와 초록리본도서관을 운영하면서 기적적인 경험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상황에서 결코 쉽고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견뎌내시는 자체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대표님께 누가 될지도 몰라서 내용은 올리지 않습니다만, 제 삶이 참 부끄러웠습니다-저야 뭐 누굴 만나더라도 늘 부끄러운 삶입니다만.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가게 이름을 잊어버렸어요. 식당을 이른 11시부터 낮 3시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가격이 5천원입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제가 사 드릴 수도 있는데, 굳이 대표님께서 사 주셨어요. 반찬이 식판에 담은 것만-다른 반찬에 덮여서 보이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11가지입니다. 식판이 좁아서 다 얹지 못했어요. 



마당넓은교회에서 올 초에 '벗'사역-벗 사역이라고 개인적으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누군가를 섬긴다는 표현 자체가 넉넉함에서 나눠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딱히 이름을 정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오래 전 잊혀진 단어 '벗'을 들었습니다. 함께 동행한다는 느낌이 좋은 것 같습니다-을 정해서 한 해 동안 사역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영역과 지역,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저 혼자 급하다는 것이 드러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속에도 저의 '성과주의'와 과시적 욕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럼 오늘 글을 쓰는 것은? 전혀 그런 욕구가 없다는 것은 아니구요. -.-;;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놓으면, 중간에 제가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랄까요. 

3월에 멘토 교육이 있다고 합니다. 토요일 이른 9시부터 늦은 7시까지 이틀을 받아야 자격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첫 10주 동안은 매주 1회 만나야 하고, 이후로는 2주에 1회 만나면 된다고 합니다. 고양시의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는데, 우리가 서로 좋은 친구가 되길 소망합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과 사람  (0) 2016.01.31
가난한 자의 꿈  (0) 2016.01.07
기쁜 성탄  (0) 2015.12.24
간절함과 게으름과 죄송함  (0) 2015.12.17
함께 늙어가는 것  (0) 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