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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7] 마당

마당노리 2015. 2. 21. 21:38

'마당넓은교회'라는 명칭을 처음 듣는 분들의 반응은 양분되는 것 같습니다. 신선하다, 새롭다, 독특하다고 좋게 평하시는 분들이 있구요, 예상하시는 대로 촌스럽다, 식당 이름 같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이름을 처음 짓는 이들의 애정이야 비슷하겠지만, 교회 이름에 '마당'을 넣기까지 저 역시 나름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공동체'여야 했습니다. 물론 '교회'라는 용어 자체가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교회'에서 받게 되는 느낌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영광스러운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겠지만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저 흔하게 별 느낌없이 여기는 분들도 많을테구요. 하지만 크리스천에게 교회는 목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며 신부이기 때문입니다. 구원받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성숙해 가며, 세상에 예수의 사랑을 드러내는 전위적 조직이 교회입니다. 교회는 그 자체로 공동체입니다.

그렇다면 제게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은, 공동체를 드러내는 한국적 오브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굳이 한국적인 것을 찾는 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환경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정확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과 구별되는 문화 중의 하나가 마당을 중심으로 한 것일 것 같았습니다. 물론 큰 일들이야 장터에서 일어났지만, 한 가족단위의 대소사들은 마당에서 있었습니다. 잔치를 하면 마당에서 했고 장례도 마당에서 했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놀고 어른들의 많은 일도 마당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다른 나라들에도 마당이 있는 곳들은 있겠지만, '마당'이라는 한국 고유의 단어가 좋았습니다.

마당에 있는 '흙'도 좋았습니다. 아이들은 흙은 만지면서 커 갑니다. 예전에는 그랬었습니다. 흙은 아이들의 정서적인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흙과 멀어집니다. 흙 묻는 것이 싫고 아이에게도 흙 장난을 못하게 합니다. 마른 흙도 싫어하고 젖은 흙은 더 싫어합니다. 많은 놀이가 가능하게 하고 꿈과 따뜻한 감성을 자라게 하는 그 흙들이 딱딱한 아스팔트와 시멘트 밑으로 감금당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교회가 넓은 마당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어울려 뛰어노는 마당, 가족들이 함께 슬픔과 기쁨을 나누는 마당, 아이들과 상처 입은 마음들이 회복되고 자라는 마당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세상의 한 켠이라도 따뜻하게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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