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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우물가 여인[나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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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우물가 여인[나눔]

마당노리 2015. 12. 16. 12:31

요한복음 4

3. 유대를 떠나, 다시 갈릴리로 가기로 하셨다.

4. 그렇게 하려면, 사마리아를 거쳐서 가실 수밖에 없었다.

5. 예수께서 사마리아에 있는 수가라는 동네에 이르셨다. 이 동네는 야곱이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곳이며,

6. 야곱의 우물이 거기에 있었다.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피로하여 우물가에 앉으셨다. 정오쯤이었다.

7.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나왔다.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물을 좀 달라고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동네에 들어가서, 그 자리에 없었다.

9.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께 말하기를 "선생님은 유대 사람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하였다. (유대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과 상종하지 않기 때문이다.)

10.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나님의 은사를 알고, 또 너에게 물을 달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도리어 네가 그에게 청하였을 것이며,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중략> 

28. 그 여인은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29. "내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히신 분이 계십니다. 와서 보십시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닐까요?"

<중략> 

39. 그 동네에서 사마리아 사람들이 많이 예수를 믿었다. 그것은 그 여자가, 자기가 한 일을 예수께서 다 알아맞히셨다고 증언하였기 때문이다.

40.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시기를 청하므로, 예수께서 이틀 동안 거기에 머무르셨다.

41.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을 듣고서, 믿었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에는 간음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가슴팍에는 간음죄(Adultery)를 뜻하는 'A' 이니셜이 새겨졌습니다. 그녀는 죄인이란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야 했고, 그녀의 딸 역시 그런 눈총과 손가락질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간음한 여인의 상대자는 존경받는 목사였습니다. 그는 그 사실을 숨기고 살았지만 결국 그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채 괴로워하다가, 사실을 털어놓고 죽게 됩니다. 본인 스스로 낙인을 찍은 채 살아간 것입니다. 

 

 

요한복음 4장에는 일종의 낙인이 찍힌 여성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사마리아 지역의 수가 성에 사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참 묘한 것이, '사마리아'라는 지역 자체가 유대인들 사이에서 그런 낙인찍힌 대우를 받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북이스라엘이 앗수르 제국에 패망하면서, 북이스라엘의 수도였던 사마리아에 이방인이 대거 몰려들게 됩니다. 앗수르 제국은 식민지 나라들을 강제이주시키는 정책을 폈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마리아에는 혼혈인들이 엄창나게 생겨나게 되었고, 거기에 예루살렘이 아닌 그리심 산에 예배처를 지으면서, 유대인들과 갈등이 더욱 커져버렸습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알 사람들을 더러운 돼지보다 더 더럽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북쪽 갈릴리에서 남쪽 예루살렘으로 갈 때 사마리아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 최단코스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단강을 건너갔다가 다시 건너오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마리아를 우회했습니다. 사마리아를 가로질러 다니더라도 사마리아 사람을 본 체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인데, 사마리아를 관통해서 가시려고 합니다. 때는 마침 볕이 가장 따가운 시간입니다. 피곤하고 갈증이 난 예수님은 우물가에 혼자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 시각은 사람들이 거리로 다니지도 않는 때이고, 특히나 여인들이 힘겹게 물을 긷기 위해 우물가로는 오지 않는 때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거기서 아무 개념이 없는 사람처럼 물을 줄 사람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한 여성이 그곳으로 옵니다. 

그녀는 참 복잡하고 암울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여인입니다.

  • 이미 다섯번의 결혼을 했고 다섯 번의 이혼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섯 뻔째 남자와 살고 있습니다. 보통 유대인들은 세 번 정도의 결혼까지는 허용하니, 이 여인은 아마 정식 혼인도 아닐 것입니다.
  • 남성위주 사회에서 파혼하거나 사별한 여성은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합니다. 사회의 가장 하층민으로 전락하는 것이죠. 그녀 역시 그랬을 테고, 결혼이 순탄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성격이든, 출산이든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 그녀는 많은 결혼으로 지역 사람들, 특히 여인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왔습니다. 
  • 이스라엘 전체가 경상도 정도의 크기라고 하니, 그 여인이 사는 지역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전엔 평생을 고개도 못 넘고 한 지역에서 평생을 산 여인도 많았다고 하죠. 그 작은 지역에서 그 여인에 대한 평판은 어린아이까지 다 알았을 것입니다. 

 

힘들더라도 사람들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 그 시간에 우물가로 오곤 했었던 것일테죠. 삶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없고,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은 우연히 그 여인을 만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 여인을 만날 계획이었습니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그녀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녀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사람들에게로 달려갑니다. 그렇게도 두렵고 껄끄럽던 사람들 속으로 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났다고 갑자기 부자가 된 것도 아니고, 결혼 생활이 원만해 진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예수를 만남으로 그녀의 삶에 근원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많은 종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일주일의 생활 중에 교회 가는 것을 하나 더 얹는 것이 아닙니다. 죽어서 천국에 가느냐 못가느냐의 문제에서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새로운 세상으로 편입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의 가치가 바뀝니다.

모든 것에 대한 관점이 바뀝니다.

삶의 필요를 채우는 방법이 바뀌게 됩니다. 

 

이제까지는 몸이 죽는 것이 죽음이었지만, 아버지에게서 단절되는 것이 죽음임을 알게 되고,

이제까지는 돈이 많아야 부유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함이 부유함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에베소서 1:3~4.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하늘에 속한 온갖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창세 전에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여 주셨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사람이 유토피아의 삶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으면, 그 즉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예수를 믿으면,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망가진 우리의 온 삶을 회복하시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몸과 영혼과 관계와 가치와 철학과 환경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통해 풍요로워지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