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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하나님 [나눔]

마당노리 2016. 11. 7. 23:02

창세기 157~21

7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주다. 너에게 이 땅을 주어서 너의 소유가 되게 하려고, 너를 바빌로니아의 우르에서 이끌어 내었다.

8 아브람이 여쭈었다. 주 나의 하나님, 우리가 그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을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9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삼 년 된 암송아지 한 마리와 삼 년 된 암염소 한 마리와 삼 년 된 숫양 한 마리와 산비둘기 한 마리와 집비둘기 한 마리씩을 가지고 오너라.

10 아브람이 이 모든 희생제물을 주님께 가지고 가서, 몸통 가운데를 쪼개어, 서로 마주 보게 차려 놓았다. 그러나 비둘기는 반으로 쪼개지 않았다.

11 솔개들이 희생제물의 위에 내려왔으나, 아브람이 쫓아 버렸다.

12 해가 질 무렵에, 아브람이 깊이 잠든 가운데, 깊은 어둠과 공포가 그를 짓눌렀다.

13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똑똑히 알고 있거라. 너의 자손이 다른 나라에서 나그네살이를 하다가, 마침내 종이 되어서, 사백 년 동안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14 그러나 너의 자손을 종살이하게 한 그 나라를 내가 반드시 벌할 것이며, 그 다음에 너의 자손이 재물을 많이 가지고 나올 것이다.

15 그러나 너는 오래오래 살다가, 고이 잠들어 묻힐 것이다.

16 너의 자손은 사 대째가 되어서야 이 땅으로 돌아올 것이다. 아모리 사람들의 죄가 아직 벌을 받을 만큼 이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17 해가 지고, 어둠이 짙게 깔리니, 연기 나는 화덕과 타오르는 횃불이 갑자기 나타나서, 쪼개 놓은 희생제물 사이로 지나갔다.

18 바로 그 날, 주님께서 아브람과 언약을 세우시고 말씀하셨다. 내가 이 땅을, 이집트 강에서 큰 강 유프라테스에 이르기까지를 너의 자손에게 준다.

19 이 땅은 겐 사람과 그니스 사람과 갓몬 사람과

20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르바 사람과

21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기르가스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땅을 다 포함한다.




1. 도입_약속과 시간

20년 전에 여러분은 무얼하고 계셨습니까? 아직 태어나지 않은 분도 계신가요? 

혹시 그 때 자신과 인생에 관해 중요한 맹세를 한 적은 없으신가요, 혹은 '20년 후에 나는 반드시 이런 것은 이루어놓겠다'스스로에게 다짐한 분은 없으신가요?  아니면 타인에게 그런 약속을 한 적은 없으신가요? '20년 후에 내가 성공해서 반드시 널 찾으러 올게', '20년 후에 우리 성공해서 같이 사업하자' 같은.  

가만 생각해보니 28년 전 쯤에 친구들이랑 그런 약속을 한 게 기억났습니다.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저 포함해서 세 명이 친구였습니다. 한 친구는 정주영 회장처럼 부자가 되고 난 조용기 목사처럼 성공하고 한 친구는 외교관이 되기로 했었던 게 기억납니다. 28년이 지난 지금, 한 친구는 죽었고 다른 한 친구는 연락이 닿지 않고는 이렇습니다.

우리는 자주 약속을 합니다. 돈을 빌려서 언제까지 갚겠다는 약속도 하고 언제 만나자는 약속도 합니다. 그런데 약속의 기한이 길면 길수록 강제력이 약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1년 후에 만나자는 약속도 사실 어려운데, 20년 후에 어떻게 하자는 건 지켜지지 않더라도 서로 욕하거나 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약속의 내용이 실제적인 돈이나 뭔가가 걸려 있는 게 아니고, 막연한 소망이나 다짐 쯤 된다면 그 효력은 더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과 관련해서 말씀을 이어가고 있는데, 먼저 아브람의 삶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담의 죄 이후로 죄가 점점 가득해져 가고 결국 노아의 때 전 지구적 홍수가 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노아의 가족만 살아남았지만, 노아의 후손들 역시 그 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도리어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의 품을 잊을 뿐만 아니라, 신의 저주인 홍수로부터 안전한 지역을 찾아서 정착합니다. 거기에 도시를 만들어 번창해갔습니다. 

아브람의 고향은 그렇게 홍수를 대비해서 찾은 지역입니다. 바벨로니아 지역의 우르라는 곳인데 평원이며 매우 발달한 도시였습니다. 왼편 사진은 갈대아 우르의 지구라트입니다. '바벨탑'으로 알려진 지구라트는 신에게 제사하는 신전의 기능을 합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지식백과>아브람의 아버지는 우르에서도 우상을 깎아 만들어 팔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브람은 태어나서부터 여호와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을 믿던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아브람에게 찾아가서 약속을 하시는 것입니다.




2. 본문

2.1. 아브라함 언약

오늘 본문에는 하나님과 아브람이 한 약속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몇몇 사람들과 약속을 하십니다. 중심 내용은 땅과 자손입니다. 오늘 아브람의 경우를 보면,

체결당사자 : 하나님, 아브람

약속 내용(7, 18) : , 민족(자손).

약속 기한 : 모름, 450년 이후

체결 방식 : 동물 사이 통과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체결 방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언약식을 할 준비를 시키십니. 고대 근동지역에서는 개인끼리나 국가 간에 언약체결을 할 때는 동물을 쪼개 놓고 두 당사자가 거기를 지나갑니다언약파기자는 동물처럼 쪼개짐을 당할 것이다, 죽더라도 할 말이 없다는 말입니다. 당시 많은 나라들이 서로 동맹체제를 맺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깨트릴 경우 침략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나님과 아브람의 언약식은 방식이 좀 다릅니다. 동물 사이로 아브람은 지나가지 않고 하나님만 지나가십니다.  , 언약 체결은 하나님과 아브람이지만, 그 언약이 성사되는 데는 하나님만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2. 언약 지속의 위험인자

하나님은 아브람 이후 이스라엘 민족과 계속 언약을 맺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지켜주시고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는 것이 언약의 유지조건입니. 그런데 그 언약을 파기하는 쪽은 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먼저 버린 적은 없고 늘이스라엘이 먼저 우상숭배를 했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약속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언약을 하나님께서 이끌고 가시려는 것입니다.

물론 아브람에게도 그 언약을 지켜나가기가 어려운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고향을 떠나 '안전의 문제'가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아내 사래의 불임'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가장 힘든 요소는 '시간의 문제'였을 수도 있습니다. 나중 이야기지만 아브라함과 사라 사이에서 이삭이 태어난 것은, 하나님께서 처음 약속하신 때로부터 25년도 더 지난 후였습니다. 오늘 언약식이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브람의 전체적인 삶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언약식을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아브람은 준비한 후에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아마도 아침부터 준비한 것 같은데, 시간이 하도 지체되다보니 솔개들이 제물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져서 오싹하니 무서울 정도가 되어도 하나님은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 온 세상이 캄캄해지고 나서야 하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아브람이 할 것은, 그저 기다리는 것 뿐이었습니다그런 상황은 아브람이 아들을 낳기 직전까지하나님의 약속이 지켜지기 전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20년이 넘는 긴 시간을 막연히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긴 시간은 아무 일 없는 평탄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삶이 힘든 이유 역시 어쩌면 이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막연한 인내와 기다림.


2.3. 고군분투하시는 하나님

결국 아브람은 그 시간을 제대로 기다리지 못합니다. 아내 사라가 아닌 여종 하갈에게서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스마엘입니다. 그 때 나이가 아브람 86세이다. 가나안에 온 지 10년이 지난 것입니다. 이후에는 또 아비멜렉에게 아내를 내어주는 꼴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서 사라는 이미 폐경기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아이를 갖게 하겠다고 했더니, 사라가 웃어버렸습니다.


1811~12.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미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고, 사라는 월경마저 그쳐서, 아이를 낳을 나이가 지난 사람이다. 그러므로 사라는 나는 기력이 다 쇠진하였고, 나의 남편도 늙었는데, 어찌 나에게 그런 즐거운 일이 있으랴! 하고, 속으로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13~15. 그 때에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사라가 웃으면서 '이 늙은 나이에 내가 어찌 아들을 낳으랴?' 하느냐? 나 주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느냐? 다음 해 이맘때에, 내가 다시 너를 찾아오겠다. 그 때에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 사라는 두려워서 거짓말을 하였다.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너는 웃었다.


이미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나님의 약속에 지쳤거나 믿음이 사라져 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시간 속에서 분명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커지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자손을 갖게 하겠다는 약속만큼은 썩 믿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어쩌면 하나님께선 이 시간까지 기다리셨는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상황적으로 완전히 기대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때말입니다. 완전히 불가능할 때, 그 때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아브라함은 아이를 낳으면 좋고 못 나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약속이 지켜지면 좋고 안 지켜져도 크게 불만 없다는 것이겠죠. 그러나, 하나님은 반드시 이루시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브라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비밀리에 진행하시는 하나님 나라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아브라함은, 그의 삶 자체가 하나님을 드러냅니다. 그가 뛰어났거나 능력이 많거나 믿음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우상숭배하는 고향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고향을 떠나고, 아이를 낳고 신앙이 성장해가는 그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냅니. 

우리 삶이 아브라함만큼의 의미를 갖진 못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역사하시는 것은 동일한 의미입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소원을 반드시 이뤄주실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의 나라를 완성하실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

그 때까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와 동행하시며

우리의 삶 속에 함께 하시고

우리를 성숙시키실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마당넓은교회 가족 여러분, 우리 공동체에 아브람에게 하신 것처럼 동일하게 우리에게 하시기를 바라고 그런 믿음을 갖는 우리가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