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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1장 12절[나눔]

마당노리 2015. 6. 24. 14:02

 

장 도미니크 보비(Bauby, Jean-Dominique)는 프랑스의 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었습니다. 40대 초반까지 아무런 걱정없이 잘 살던 그가 뇌졸중에 걸리고 맙니다. 그가 의식을 찾았을 땐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보비는 자신의 그런 상태를 잠수복에 갇혀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바뀐 삶에 매우 절망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을 눈 앞에 두고도 말 한마디 할 수 없고, 머리 한 번 쓰다듬을 수 없다는 것에 절망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가 온 힘을 다해 책을 만들었습니다. 왼쪽 눈꺼풀로 말을 해서 만든 책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인터넷을 며칠 간 뒤져서 그 책에 나온 문구 몇 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내 아들 테오필 녀석은 50센티미터 밖에 안 되는 거리를 두고 얌전히 앉아 있는데, 나는 그 아이의 아빠이면서도 손으로 녀석의 숱많은 머리털 한번 쓸어줄 수도, 고운 솜털로 뒤덮인 아이의 목덜미를 만져볼 수도, 또 부드럽고 따뜻한 아이의 작은 몸을 으스러지도록 안아줄 수도 없다.

동원되는 유일한 군인인 나는, 20주 사이에 몸무게가 30킬로그램이나 줄었다. 사고를 당하기 1주일 전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는 이렇게 놀라운 체중 감소효과를 기대하진 않았다.

열쇠로 가득찬 이 세상에 내 잠수복을 열어줄 열쇠는 없는 것일까종점 없는 지하철 노선은 없을까? 나의 자유를 되찾아줄 막강한 화폐는 없을까? 다른 곳에서 구해 보아야겠다. 나는 그곳으로 간다.

책이 출간된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는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독자들은 그가 잠수복을 벗고 나비가 되었다고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잠수복을 입은 채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겨우겨우 견뎌내고 있는 그 사람만의 잠수복을 말입니다. 그 잠수복은 다른 누구도 짐을 덜어줄 수 없는 고통의 무게입니다.  

 

 

야고보서는 고통 중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편지를 씁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동생이었지만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못했던 그가, 형의 부활을 목격한 후 회심을 합니다. 예수를 멋있는 형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구주로 맞은 것입니다. 몇 주간 야고보서 1장을 나누고자 하는데 그 중 12절부터 나누려고 합니다.  

12. 시험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그의 참됨이 입증되어서, 생명의 면류관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약속된 것입니다.

야고보는 그리스도인에게 시험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그리스도인은 더 많은 시험을 당할 수 있습니다. '시험'이란 용어는 학생이 아니라면 그리스도인들만 사용하는 단어 같습니다. 시험에 들었다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진 않죠. '시험(πειρασμος peirasmos)'이란 단어에는 '테스트(Test)'와 '유혹(Temptation)'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시험을 겪는 그리스도인은 힘든 상황을 맞습니다. 그런데 시험 앞에서 그리스도인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견뎌야 하는 것이죠.시험을 견뎌냄으로 스스로를 입증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미 우리의 믿음이 어떤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지 알고 계십니다. 입증이란 것은 어쩌면 자신의 단면을 자신 앞에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칠 때, 욥이 시련을 견뎌낼 때, 요셉이 억울함을 참아낼 때 입증되었던 것입니다. 그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 앞에 드러나는 것이겠죠. 하나님은 이미 알고 계시지만 마음을 졸이시며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를 기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견뎌내기를.

 

야고보서 1장 12절 from madang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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