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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열심당[나눔]

마당노리 2015. 11. 6. 11:50

예수님 시대에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외에도 꽤 많은 종파들이 있었습니다. 규모가 꽤 있는 종파 중의 하나가 '열심당'이었습니다. 바리새파와 사두개파는 B.C.160년 이전에 생겨난 반면, 열심당은 역사가 짧습니다. 열심당(zealot) 열혈당, 젤롯당, 셀롯당으로도 표현되었습니다. 이들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급진적 민족주의자'입니다. A.D. 6년 경에 유대 독립정부가 해산되고 로마에서 유대를 직접 다스리게 됩니다. 유대 정치 지도자가 면직되고 난 후, 로마에서 유대인들에게 호적등록을 명령합니다. 이는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때 세금징수를 위한 호적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이 반발하면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들 중에는 바래새인들이 꽤 많았습니다. 보통 바리새인들은 정치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와 메시야를 기다릴 뿐, 현실 정치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데 바리새인들 중에는 이런 수동적인 태도를 싫어했던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바리새파를 떠나 적극적으로 정치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바리새인들의 율법을 다 지켰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율법을 더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고, 그 땅은 선택받은 땅인데, 이방인들이 정복함으로 더럽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마 황제를 '주'로 부르지도 않았고 그에게 절하는 것은 우상숭배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로마에 협조적인 귀족들, 특히 대제사장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열심당은 주로 갈릴리 지역 사람들이 중심이 돼서 움직였습니다. 그 인원이 썩 많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로마는 열심당을 강도나 비적 정도로면 여겼지만, 드러난 것에 비해서 유대인들내에서는 영향력이 꽤 컸던 것 같습니다.  이후 열심당을 중심으로 해서 로마에 대항해 폭동이 일어납니다. 로마와 유대 사이에 7년의 전쟁이 일어납니다. 이 전쟁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완전히 파괴됩니다. 어떤 전투에서는 로마군에 포위되자 적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 없다고 모두 자살을 할 정도였으니,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성경에는 열심당에 대한 흔적이 많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에서 시몬이라는 제자가 열심당원이었습니다. 가룟 유다의 '가룟'이 칼을 차고 다닌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인데, 열심당은 칼을 차고 다녔기 때문에 가룟 유다가 열심당원이었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마가복음 12

13. 그들은 말로 예수를 책잡으려고, 바리새파 사람들과 헤롯 당원 가운데서 몇 사람을 예수께로 보냈다.

14. 그들이 와서,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진실한 분이시고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는 분이심을 압니다. 선생님은 사람의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15. 예수께서 그들의 속임수를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가, 나에게 보여 보아라."

16. 그들이 그것을 가져오니,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이 초상은 누구의 것이며, 적힌 글자는 누구의 것이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황제의 것입니다."

17.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그들은 예수께 경탄하였다.

 

 

마가복음 12장에는 로마의 동전을 사용하는 문제로 예수님에게 시비거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헤롯당은 어떤 사람들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친(親)헤롯왕적인 유대인들이라는 것은 분명하겠죠. 여기 나오는 바리새파 사람들은 열심당원들인 것 같습니다. 당시 성인 유대인들은 일년에 한 번씩 인두세를 내야 했습니다. 그 때 로마 동전을 사용하는데, 로마 동전에는 황제의 상(像)이 새겨져 있고, 동전 하단부에는 '신의 아들'이라고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열심당은 로마 동전을 사용하는 것이 우상숭배라고 생각했습니다.

열심당과 헤롯당은 서로 친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정치적인 입장이 완전히 반대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을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 모습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궁지에 몰기 위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면 유대인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입니다. 세금을 내지 말라고 하면 로마에 연행될 것입니다.

 

이 때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와 로마 제국이 서로 다른 층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것은 기본전제입니다. 그 이후에 현실에서의 자세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열심당 유대인들의 고민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고민과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은 다원주의 국가입니다. 기독교 국가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것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는 것이 서로 충돌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기본 전제는 하나님나라의 백성입니다. 이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21세기에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시대에 이 땅에서 살도록 하셨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시대와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신앙 사이의 갈등을 우리에게 맡겨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지만 이 땅에 발딛고 살아갑니다. 이 땅을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이지요. 단순하게 전도를 많이 하란 말씀이 아닙니다. 이 시대, 이 땅에 대한 구속이 우리의 관점이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종교와 국가를 분리합니다. 종교적인 삶과 국민으로서의 삶이 아무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혹은, 기본 대한민국 국민이고 하나님 나라는 현실의 풍요를 위해 옵션으로 얹어서 살고 있습니다.